X Payments

일론머스크의 야심작 ‘엑스머니’ 출격, 연 이자 6%와 스테이블 코인의 미래

엑스머니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의 절반을 대체할 초대형 금융 플랫폼의 탄생이 임박했습니다. 내가 가진 자투리돈을 넣어두기만 해도 연 이자를 6%나 붙여주고, 그 돈으로 물건을 사면 3% 캐시백까지 꼬박꼬박 넣어주는 계좌가 있다면 어떨까요? 심지어 귀찮은 가입 과정을 새로 거칠 필요도 없이 기존에 쓰던 SNS 계정으로 바로 이용할 수 있다면,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일론 머스크가 사들인 구 트위터, 현 X(엑스)를 통해 곧 출시된다고 예고된 이른바 ‘엑스머니(X Wallet / X Payments)’의 청사진입니다.

현재 X는 매달 6억 명 이상이 방문하는 세계 15대 소셜 미디어 중 하나입니다. 이 거대한 사용자 층 중에서 절반 정도만 실제로 X에서 돈 거래를 시작하더라도 전 세계 금융 생태계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특히 엑스머니의 탄생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세계를 성큼 넓힐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대중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엑스머니가 정말 나에게 연 6%의 이자를 보장할 수 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테이블 코인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 걸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가장 뜨거운 이 경제 이슈의 내막을 상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연 이자 6%와 3% 캐시백, 파격적인 혜택의 진실

소셜 미디어 플랫폼 X를 초거대 금융사로 키워내겠다는 구상은 일론 머스크가 X를 인수할 당시부터 치밀하게 추진해 온 핵심 프로젝트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국내 사례와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자연스럽게 카카오페이를 통해 송금하고 결제하는 것처럼, 일론 머스크는 X라는 거대한 네트워크 안에 이용자들의 계좌와 지갑을 직접 심겠다는 전략입니다.

이 구상이 최근 다시 강력한 화제로 떠오른 이유는 구체적인 출시 징후가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예고한 일정에 맞춰, 최근 X에는 엑스머니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는 초기 베타 이용자들의 인증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X 측이 미국의 일부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오픈한 것입니다. 아직 공식적인 전면 출범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서비스를 개시할 시스템적 기반은 거의 완벽히 갖추어졌다는 방증입니다.

베타 이용자들이 공개한 조건은 그야말로 파격적입니다.

  • 연 이자 6% 제공: 현재 미국의 기준 금리가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수시입출금 통장의 평균 연 이자가 0.4%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 3% 무제한 캐시백: 온라인 결제는 물론,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비자(VISA) 카드가 발급되며 결제 시마다 3%의 금액을 돌려줍니다. 과거 한국 카드 업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이른바 ‘혜자 카드’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혜택입니다.
  • 3억 6천만 원 규모의 예금자 보호: 베타 이용자들이 안내받은 내용에 따르면, 엑스머니 계좌에 넣어둔 돈은 미국 은행들과 동일하게 약 25만 달러(한화 약 3억 6천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적용됩니다. 한국의 예적금 계좌당 보호 한도가 5천만 원에서 1억 원 선으로 논의되는 것과 비교하면 안전성과 이율 측면에서 기존 금융권을 압도합니다.

역대급 혜택은 떡밥일 뿐? ‘6%’ 이율의 유통기한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초고금리 혜택이 장기적으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전 세계 6억 명의 유저가 모두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이는 엑스머니의 초기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파격 프로모션’이거나, X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 일시적으로 유지하는 형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용화가 본격화되어 미국인 전체가 쓰기 시작하면 감당할 수 있는 이율이 아닙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도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미국 야당의 유력 정치인이자 상원은행위원회 간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일론 머스크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내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질의서에 담긴 13개의 질문 중 핵심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연 6%라는 비현실적으로 높은 이자를 지속해서 유지할 것인가?”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와 X 측은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엑스머니는 진짜 ‘은행’이 될 수 있을까?

연 6%까지는 아니더라도, 엑스머니가 기존 은행보다 높은 수준의 혜택을 제공할 체력은 충분합니다. X는 이미 6억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어 신규 고객 유치 비용(CAC)이 들지 않으며, 오프라인 지점을 운영할 경비도 필요 없습니다. 여기에 더해 xAI 등 일론 머스크가 보유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사용자들의 소비, 저축, 생활 패턴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금융 사업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금융 거래를 위해 X 앱 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광고와 커머스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창출됩니다.

하지만 이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곧바로 쓸 수 있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전통적인 금융 문법에서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법정 통화(달러, 원화 등)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금융 환경은 국경과 규제의 벽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현재 엑스머니는 미국 내에서 은행이 아닌 ‘송금 및 결제업(Money Transmitter)’으로 면허를 취득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결제 서비스를 하려면 50개 주 전체에서 각각 면허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D.C.를 포함해 약 44개 주까지 면허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금융 허브인 뉴욕주가 전통 은행권을 보호하기 위해 면허 발급에 소극적인 분위기여서, 이 규제의 벽을 넘는 것이 최대 관건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자 지급’과 ‘예금자 보호’입니다. 이 두 가지는 결제 대행업의 영역이 아니라 명백히 ‘은행(Bank)’이어야 가능한 영역입니다. X는 까다로운 은행 인가 절차를 우회하기 위해 ‘은행 파트너십(Bank Partnership)’ 구조를 선택했습니다. 자체적으로 은행이 되는 대신, 제도권 은행을 파트너로 두고 유저들의 자금을 수탁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만약 이 서비스를 한국에서 제공하려 한다면 카카오페이 같은 간편결제 형태로 진출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거나 국내 시중은행과 파트너십을 맺어 규제를 우회해야 합니다. 이는 현재 대한민국 금융당국의 엄격한 규제 기조 아래에서는 매우 먼 미래의 이야기입니다.


머스크가 선택한 ‘문제적 은행’과 스테이블 코인 전망

일론 머스크가 세계 금융을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선택한 금융 파트너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매우 유명한 ‘크로스리버 은행(Cross River Bank)’입니다.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이 작은 은행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위험한 운영 방식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와 규제를 받은 적이 있는 다소 아슬아슬한 곳입니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 ‘USDC’의 발행사인 서클(Circle)이나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 등 가상자산 업계 전반에 은행 시스템을 제공하는 데 특화된 금융 기관입니다.

여기서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이 제기했던 두 번째 핵심 질문이 등장합니다.

“엑스머니는 궁극적으로 자체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것인가?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달러 기반의 전통 금융 규제를 우회하려는 것인가?”

아직 X 측은 달러와 1:1로 연동되는 암호화폐인 스테이블 코인을 직접 발행하겠다는 공식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머스크는 과거 X를 ‘코인 통합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언급을 여러 번 했습니다. 엑스머니와 손잡은 비자(VISA) 역시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한 결제 및 정산 파일럿 프로그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심지어 글로벌 대형 은행들마저 자체 스테이블 코인(예: 신한은행 코인, 하나은행 코인 등) 발행을 구상하는 흐름입니다.

트위터 시절부터 머스크와 인연이 깊은 도지코인(Dogecoin)이 결제 수단으로 쓰이지 않겠냐는 추측도 있지만, 가치의 안정성 측면을 고려하면 결국 종착지는 스테이블 코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X 내부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유통되기 시작하면, 기존에 복잡한 거래소 사용법 때문에 암호화폐를 기피했던 수억 명의 일반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코인 생태계로 유입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규제의 장벽과 역사적 전례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 정부의 규제 방향입니다. 미국은 스테이블 코인 규제법(지니어스 법안 등)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가 이용자에게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엑스머니가 약속한 ‘연 6% 이자’를 코인 형태로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 됩니다.

물론 머스크 특유의 돌파력으로 “우리가 주는 이자는 코인 이자가 아니라, 비자 카드 사용에 대한 ‘리워드(보상) 캐시백’이다”라고 포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X 유저들끼리 국경을 넘어 수수료 없이 코인을 초고속으로 주고받게 함으로써 전통적인 외환 송금의 경계를 허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를 대놓고 무시하며 확장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과거 페이스북(현 메타) 역시 전 세계 30억 명을 연결하는 암호화폐 ‘리브라(Libra, 이후 디엠으로 변경)’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전 세계 중앙은행과 정부의 집중 포화를 맞고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해 결국 3년 만에 사업을 전면 철회한 뼈아픈 전례가 있습니다.


걸림돌을 치운 머스크, 금융 제국의 완성

미국 내에서 엑스머니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타이밍의 묘연함 때문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정부 자문 역할을 맡으면서 미국의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을 사실상 대대적으로 축소 및 무력화시키는 데 앞장섰습니다. CFPB는 페이팔이나 벤모 같은 온라인 금융 플랫폼을 감독하고 새로운 온라인 금융 규제안을 준비하던 기관이었습니다.

머스크의 구조조정 직후 CFPB가 진행 중이던 대기업 소송들이 흐지부지되었고, 규제 기관이 힘을 잃은 지 단 몇 달 만에 엑스머니의 출범 임박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것이 단순한 우연인지, 아니면 자신의 정부 내 지위를 이용해 엑스머니 출범의 가장 큰 걸림돌을 미리 치우고 경쟁사 정보를 수집한 결과인지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주 개발(스페이스X)과 인공지능(xAI)을 아우르는 일론 머스크 제국의 시작과 끝에는 항상 ‘금융’이 있었습니다. 그는 테슬라 이전에 피터 틸과 함께 간편결제 시스템의 모태가 된 온라인 은행 ‘X.com(엑스닷컴)’을 1999년에 세웠고, 이를 통해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지금의 ‘X’라는 브랜드는 그의 첫 번째 야망의 상징입니다.

27년 만에 머스크는 자신이 못다 이룬 전 세계적 온라인 금융 제국의 꿈을 6억 명의 거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시 실현하려 하고 있습니다. 엑스머니는 사용자들에게 엄청나게 편리하고 유용한 서비스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바탕에 깔릴 스테이블 코인이 유사시에도 정말 달러와 1:1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 그리고 기존의 글로벌 통화 질서와 금융 범죄 방지 체계에 어떤 치명적인 리스크를 가져올지에 대한 경계심도 늦출 수 없습니다. 거대 테크 기업이 흔들 유전통 금융 시장의 미래를 앞으로도 예리하게 주시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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